본문 바로가기
회사다니기

새옹지마

by gourri 2014. 8. 12.
반응형

어제 조직 구성이 바뀌고 하던 일도 바뀐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동료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불평하는 사람부터 어쩔 수 없다는 사람들.. 변화자체를 싫어하는 인간의 습성상 부정적인 반응이 역시나 많다.


나역시 그전까지 해보지 않은 제품이라 살짝 걱정은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야 큰 차이가 없겠지만은..


회사를 만 11년 넘게 다니면서 경험한 것을 보면 이런 조직변화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부질없는 짓인듯 하다.


입사하고 얼마되지 않은 시기에 몇개의 팀/실이 조직단위로 분사되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어려운 팀이나 실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지금보면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듣기로 그때 분사된 사람들에게 꽤 많은 위로금이 주어졌고 다들 잘 살고 있다.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도 분사된 회사이지만 글로벌기업에 인수되어 그리 나쁘지는 않은듯 하다. 오히려 글로벌 문화를 많이 배우고 영어로 업무를 하게되어 개인적으로는 커리어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지금 회사에 인수되기 전에 다른 글로벌기업 소속이었는데(지금은 파산) 그때 그 회사에서 우리 회사의 인원수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비용을 줄여야 하니 필요없는 인력은 없애달라는 얘기였다. 그때 나이 젊고 반항적이고 고과 낮은 사람들이 대거 회사를 떠났다. 그중에 90% 정도는 모회사의 핸드폰단말 사업부로 갔다. 지금 보면 어떤가? 그때는 욕하면서 떠났지만 그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 여기 있는 것보다 급여도 많이 받고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기술을 배웠다.


그냥 그런것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인정받아도 회사가 잘되지 않으면 별 소용도 없다. 임원이 되고 싶으면 몸 받쳐 열심히 충성하고 일해야 하겠지만 필요한 경력을 쌓고 이직해서 연봉을 올리고 싶으면 고과가 사실 중요하진 않다. 차라리 회사에서의 평판 신경 쓰고 새로운 기술을 계속 배우는 것이 유리하다. 솔직히 이직하지 않고 사내에서 연봉이 오르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지 않은가?


어떤 사람들은 자기 팀에 아무도 없고 혼자서 일을 다하는 경우도 있다. 입사 2-3년차가 프로젝트매니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많이 힘들다. 하지만 그런 커리어는 누구나 쌓을 수 있는게 아니다. 아마 그런 직원이 정말 열심히 한다면 그런 커리어가 있기 때문에 40세에 임원이 될 수도 있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나를 피곤하게 하고 화나게 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는 알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그냥 그 순간에 내가 만족하면 또는 견딜만 하면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고 내 인생의 계획과 맞지 않거나 견딜 수 없으면 그냥 정리하고 떠나면 된다. 회사는 좀 편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괜히 계속 욕하면서 자기 평판을 떨어뜨리면서 다닐 필요가 없다. 그냥 좋게 좋게 하면서 좋은 평판으로 다니고 싶은 회사로 이직하면 그게 이익이다.


정말 문제는 가고 싶은 곳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것이다.

반응형